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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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내 역량과 노하우 학교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CEO의 방]

  • 날짜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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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방]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 학장…녹을 融·합칠 合
“혁신•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타 전공과의 융합”
방문 내빈 위한 ‘포토월’ 만들어…공과대 홍보 위한 아이디어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 학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지난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평창에 전 세계에서 온 학자 3000여 명이 모였다. 21번째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구과학회’(AOGS)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해외에서 가장 많은 손님이 평창을 찾은 것이라고 한다. 이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서 온 한 여성학자 학회 간부는 행사를 마련한 AOGS-HS 회장에게 직접 수를 놔서 만든 방석을 선물했다. 2020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4년 동안 회장직을 맡은 한국의 한 학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그 선물을 받은 학자는 “학회장을 맡았다고 해서 그런 선물을 받기 어려운데, 4년 동안 열심히 했던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수를 놓아 만든 그 방석은 그 학자의 방 한편에 잘 보이는 곳에 놓여 있다. “아까워서 방석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기념품처럼 간직하고 있다”며 웃는 그 학자는 지난 6월 서울대 공과대 학장으로 취임한 김영오 교수(건설환경공학부)다.


지난 6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4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구과학회(AOGS)에 참석한 학회 간부가 김영오 학회장에게 선물한 방석. [사진 신인섭 기자]


학장으로 취임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학장실은 전임 학장들이 사용한 물건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각종 상패와 기념품 등은 역대 학장들이 받아서 보관한 것들이다. 김 학장이 즐겨 읽는 책은 여전히 기존에 사용하던 교수 연구실에 있고, 학장실에는 일부 책과 서류만 옮겨 놓은 상태다. AOGS 학회에서 받은 캐리커처와 한자로 ‘학장 김영오’(學長 金永梧)라고 각인된 명패만이 그의 공간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책상 위에 가득한 서류들 [사진 신인섭 기자]

대신 그의 공간은 다양한 서류들로 가득 차 있다. 그가 서서 일하는 스탠드형 책상과 간단한 미팅을 하는 회의 탁자에는 학장의 일정이나 프로젝트와 관련된 학장 일정 및 센터 등의 회의 자료 서류들뿐이다. “개인 책이나 비품이 없는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학장은 “일이 바쁘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서 아직 짐을 정리하지 못했다. 책이나 논문 등을 참고할 때는 연구실에 가서 찾는다“면서 웃는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 학장의 캐리커처. [사진 신인섭 기자]

자신의 물건이 별로 없는 공간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쩌면 서울대 법인추진단 부단장, 서울대 학생부처장 및 학생처장 , BK21 Plus 인프라스피어 인재양성사업단 단장 등 서울대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아서 일했던 경험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실에 파묻혀 연구에 몰두하던 그에게 학교는 다양한 역할을 맡겼다. 역할을 제안 받은 김 학장은 자신의 역량과 노하우가 학교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해서 대부분 받아들였다. 자신의 공간을 자신만의 색깔로 빠르게 채우지 않는 이유도 공적자산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대 공과대와 김영오 학장 관련 스케줄을 정리한 서류가 학장실 벽면에 붙어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학장실 바깥에 있는 큰 회의실 한쪽 벽에 있는 서울대 로고가 있는 포토월이 눈에 띈다. 학장이 되면서 대외협력위원장을 부학장급으로 둘 정도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김 학장은 “사업차 혹은 회의차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포토월을 설치한 단과대는 거의 없다고 한다. “공과대 홍보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선다”는 그의 진심을 포토월에서 느낄 수 있었다. 공과대 홍보를 위해서라면 그는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셈이다. 학장이 된 후 40여 명의 손님이 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만족했다.

8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재미과학자협회의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출장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 학장은 “박사 학위를 따려거나 박사후 과정을 생각하는 전문가 집단을 공과대에 유치하기 위해서 콘퍼런스에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공과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융합’이라고 했다. 전공의 벽을 머물고 혁신을 위해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혹은 다른 전공자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공간에는 그의 물건이 별로 없지만, 오랫동안 그 장소에서 일했던 것처럼 공간과 벌써 융합했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 학장 [사진 신인섭 기자]
김영오 학장은_ 서울대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미 신시내티대에서 토목환경공학 석사를 미 워싱턴대에서 토목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등을 지내다 서울대 공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에서 서울대법인추진단 부단장, 서울공대 대외부학장, 서울대 학생처장 등의 다양한 보직을 맡았다. 대한토목학회•한국수자원학회•한국기후변화학회 등의 학회에서 부회장과 학술부회장 등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사)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의 상임대표를 지냈다.

최영진 기자

기사원문: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4082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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